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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종직의 국왕의 은혜에 감읍하는 가을 국화 詩

인천 갈매기 2026. 5. 9. 13:25


구종직의 국왕의 은혜에 감읍하는 가을 국화 詩

謹題 御砌楓菊
霜後能黃 霜後紅
一年佳景 共秋風
超講烟外 無窮樹
彭澤橂前 有氣聰
禁苑微飇香馥馥
玉堺斜日影瓏瓏
君主不是 耽花意
要識乾坤 造化功

시제ㅡ궁궐의 섬돌에 놓인 가을 국화
서리 온 후 누렇고

서리내린 후 붉었으니한해의 아름다운 풍경이 가을 소슬바람과 함께 저물어 가네

초강넘어 녹음이 무성했던 숲은 붉은 단풍으로  물들었네
팽택의 술잔앞에 몇송이의 국화가 있었던고

궁궐의 후원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국화 향기가 향기롭고

섬돌 옥계단에 비치는석양의 그림자가 아름답구나

임금은 꽃을 감상함이 아니라 건곤의 조화를 알고자 함이니라.


구종직의 「謹題 御砌楓菊(근제 어체풍국)」은 가을 궁궐의 단풍과 국화를 소재로 하여, 임금의 은혜와 천지 자연의 조화를 찬미한 한시입니다. 단순한 풍경 묘사를 넘어 충군(忠君)과 유교적 자연관이 담긴 품격 있는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제(詩題)
謹題 御砌楓菊 “삼가 궁궐 섬돌의 단풍과 국화를 읊다”
謹題 : 삼가 시를 짓다
御砌 : 임금의 궁궐 섬돌
楓菊 : 단풍과 국화

즉, 궁궐의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임금의 덕과 자연의 조화를 기리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 원문과 해석

霜後能黃 霜後紅
서리 지난 뒤 더욱 누렇게 되고 붉게 물드니 국화와 단풍은 서리를 맞고 더욱 빛을 냅니다.

시련 속에서 더욱 절개를 드러내는 군자의 모습도 암시합니다.

一年佳景 共秋風
한 해의 아름다운 경치가 가을바람과 함께하네
가을은 결실과 완성의 계절입니다.
한 해 자연의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노래합니다.

超講烟外 無窮樹
안개 너머 끝없는 숲은

彭澤樽前 有氣叢
팽택의 술잔 앞 국화송이처럼 운치가 있구나
“팽택(彭澤)”은 중국 동진의 시인 도연명을 가리킵니다.
도연명은 국화를 사랑한 은일 시인의 상징입니다.
국화를 통해 고고한 선비 정신을 표현한 구절입니다.

禁苑微飇香馥馥
궁궐 후원의 산들바람에 국화 향기 그윽하고
禁苑 : 궁궐 후원
馥馥 : 향기가 짙고 은은함
궁궐 전체에 가을 정취가 가득함을 나타냅니다.

玉堺斜日影瓏瓏
옥 같은 계단 위 석양 그림자 아름답구나
석양과 궁궐 섬돌의 조화로운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했습니다.
“瓏瓏”은 맑고 영롱한 느낌을 줍니다.

君主不是 耽花意
임금께서 꽃을 사랑하심은 단지 꽃 때문이 아니라
要識乾坤 造化功
천지 자연의 조화와 이치를 알고자 함이로다.

시의 핵심 주제입니다.

임금의 꽃 감상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연의 이치와 천지의 조화를 깨닫고 백성을 다스리는 정치 철학과 연결된다는 의미입니다.


작품의 특징

1. 자연 속 정치철학
가을 국화와 단풍을 통해 임금의 덕과 천지의 질서를 연결했습니다.

2. 유교적 군자 정신
국화는 절개와 고결함의 상징으로, 선비 정신과 충절을 드러냅니다.

3. 궁중 한시의 품격
궁궐 후원, 옥계단, 석양 등의 표현에서 궁중 문학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4. 도연명 고사 활용
국화를 사랑한 도연명을 인용하여 은은한 학문적 깊이를 더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시는 “가을 풍경의 아름다움 속에서 임금의 덕과 천지의 조화를 찬미한 궁중 한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